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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책들

고발

아침기분 2017. 4. 13. 10:43

최근 1년 사이에 엄청나게 많은책들을 사고 있다.

물론 사다놓고 못읽은 책들이 대다수이고, 그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무래도 인문이나 자기계발 책들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잠이 와서 그렇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와 반해서 소설류는 아무래도 집중도가 뛰어나서 한번 읽게되면 그 권을 끝내게 될 때까지는 손을 놓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던 차에 눈에 들어온 것이 '고발'이라는 소설이다.

교보문고 가판에 눈에 띄인 것이 한참이지만, 잠시 망설이다 결국은 구입을 하게 되었다.


아마도 궁금증이 병이리라.


그리하여 받아본 책 고발



지금은 화려한 북한 그림이 덧붙어 있는 이중표지로 된 책자를 판매하는 모양이지만, 일단 내가 받은 책은 이렇다.

책의 호응이 좋은 모양인지 내가 받은 책도 어느덧 2쇄본이었다.


책의 스토리는



위와 같은 간단한 목차를 지니고 있다.

처음에는 소설이니 시간에 따른 소설이겠거니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옴니버스형 소설이다.


내용을 읽어가다보면 '아니 왜 이런' 이라는 말이 쉽게 나온다.


체제, 신분제, 감시 이런 것들이 일상화되고 소위 말하는 세뇌라는 것이 금방 머리속에 떠오른다.

또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그토록 못놓아 부르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처럼 만약에 통일이 된다면,

우리는 북녘 사람들과 정말로 어울릴 수 있을까라는 덧없는 걱정도 하기도 했다.


신분제에 따른 성폭력, 말한마디가 가져오는 위력, 제아무리 노력해도 사소한 행위 하나가 가져오는 파장, 부모님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뵙지 못하는 현실의 냉담함, 체제 선전을 위하여 일어나는 모든 기만행위들, 그리고 이런 현실들을 지극히 현실적인 문구로 표현해 내는 소설이 읽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였다.


이 책은 ktx안에서 거의 다 읽었다.

나는 지방으로 내려가는 열차안에서 책을 가져가긴 하지만 사실 잘 읽진 않는다.

대부분 읽다가 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이른 아침 열차안에서, 또는 저녁 열차안의 조명아래에서 비치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게 만들었다.

아마다 신선하다면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면 또 충격적인 내용이어서 그랬으리라.


책을 읽다보니 시대적 배경이 살짝 궁금해졌다.

하지만 내용은 20여년전 그것도 현재의 정권보다 2세대 위의 정권인 김일성 정권기의 내용이었다.


이런 내용이 지금에서야 나오다니 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뒷편 책이 나오게 된 과정을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 내용이야 읽어보면 알겠지만, 내 머릿속에는 책속의 한 사자성어가 다 읽고 난 지금에서도 남아있다.


토영삼굴(兎營三窟) - 사전적인 용어로 토끼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세 개의 굴을 파 놓아둔다는 뜻이다.

북에서도 같은 사자성어를 쓰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일상생활에서도 늘상 토영삼굴을 준비해야 한다는 그네들의 삶이 너무나 가혹한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 바깥에는 벚꽃이 만개하여 그 아름다움을 비추고 있다.

이제 그 속에 초록색의 잎사귀를 피울 준비를 하리라.

내가 이렇게 아름다움에 취하는 동안에도 임신기간동안임에도 제대로 먹지못해 개죽을 먹어야 하는 그네들의 삶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바이다.